나는 500명이 넘는 작가님들을 구독합니다.

브런치 '구독'의 의미

by 옥상평상




오늘 브런치에 가입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 중인 작가님들 중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는 작가님들을 구독해지 하였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브런치 어플을 열어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래전에 구독했지만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는 작가님, 즉 '브런치를 떠난 작가님들이 꽤 많구나.'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브런치 초창기 구독자를 빨리 늘리고 싶은 욕심에 닥치는 대로 구독을 눌러 구독하는 작가님들이 너무 많은 측면이 있었고 어느샌가 그것은 새로운 작가님을 구독하는데 은근히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모처럼 시간이 생긴 오늘 큰맘 먹고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작업은 굉장히 번거로웠습니다. 오래전 구독했던 작가님들 중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는 작가님들을 기준으로 구독해지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만 구독해지를 누르고 나면 다시 최신창으로 돌아가는 까닭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별도의 스크롤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 보니 어플이 아닌 pc로 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그렇게 스무 명이 넘는 작가님들을 구독해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하는 작가님은 여전히 500명이 훨씬 넘었습니다. 나를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수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처음에 얘기했듯이 브런치를 시작한 초기에는 구독자수를 늘리고 싶어 마구 구독버튼을 누른 후 구독을 구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큰 의미가 없음을 깨달은 요즘에는 구독버튼을 누르는데 내 나름의 기준을 정해 편한 마음으로 구독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구독 버튼을 누를 때 고려하는 요소는 대략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이건 대부분 작가님들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그 작가님의 다음 글이 궁금할 경우입니다. 좋은 글을 발견한 기쁨에 라이킷을 누르거나 댓글을 쓰는 정도에 멈추기도 하지만 거기에 더해 '아, 이 작가의 다음 글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나는 주저 없이 구독 버튼을 누릅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내가 궁금해하던 그 작가님의 글이 선물처럼 알림으로 도착하기를.

둘째, 글은 좋은데 쌓인 글이 별로 없는 초보 작가님에게도 나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구독 버튼을 누르곤 합니다. 나 또한 브런치 가입 초기 구독자 하나 없이 난파선처럼 브런치라는 바다를 떠다녔던 아픈 추억이 있기에, 응원하고 싶은 초보 작가님의 글을 만나면 진심을 담아 구독을 누르게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초보 작가님이 브런치에 재미를 못 느끼고 글쓰기를 포기하게 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내가 초기에 구독한 작가님들 중 꽤 많은 작가님들이 그런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하게 된 작업이 5년 동안 쌓인 그런 작가님들을 일일이 골라 구독해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셋째 구독자수가 적거나 글이 거칠어 읽기가 다소 힘들어도 작가님의 인생 자체를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역시 구독버튼을 누릅니다. 그분의 힘든 삶에 내 구독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라이킷과 댓글이 '지금 응원하고 있습니다.'란 느낌이라면 구독은 '앞으로도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별한 힘이 들지 않는 버튼 하나로 누군가의 삶을 응원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멋진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휴대폰 앱을 열어 구독창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작가님들을 구독하고 있음에도 보통 10편 남짓한 글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주말 같은 경우에는 고작 서너 편 만이 올라와 있는 실망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밤새 차곡차곡 쌓인 작가님들이 정성스럽게 발행한 글들을 읽다 보면 이 엄동설한에도 마음까지 든든해집니다. 흡사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랄까요?


브런치에 돌아다니는 숱한 말 들 중

'나를 구독하는 작가의 수보다 내가 구독하는 작가의 수가 많으면 없어 보인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인스타그램의 팔로우 시스템에서 유래한 말이라더군요.


하지만 원래 가진 것 하나 없던 내가 있어 보이면 또 얼마나 있어 보이고, 없어 보이면 또 얼마나 없어 보이겠습니까?


나는 오늘도 작가님들의 좋은 글을 만나고
주저 없이 구독을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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