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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평상 Jul 04. 2024

오늘은 쉼표,




슬라맛 빠기!!

이곳 인도네시아 말로 굿모닝이다.
오늘 아침의 발리 날씨는 그야말로 좋은 아침이었다.
원래 오늘 계획은 근처에 위치한 타나롯 사원을 방문하는 일이었는데 날씨가 좋으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 서핑을 배울 때는 그야말로 폭풍 전야 같은 날씨였는데 하루 사이에 이토록 화창해지다니. 이곳 발리도 정말 제주도만큼 변화무쌍한 섬날씨였다.

식당에 앉아 조식을 기다리는데 문득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이라 물이 차갑지 않을까 걱정하며 손을 담갔는데 수온이 딱 좋았다.

첨벙첨벙.

잠이 덜 깬 둔하디 둔한 몸을 이끌고 작은 수영장 속으로 힘겹게 몸을 밀어 넣었다. 그 육중하고 느릿한 내  모습이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출몰한 영화 속 고질라처럼 느껴졌다. 수 십 년 간 일터에서 들러붙어 굳어버린 잡다한 스트레스와 군살을 이곳 발리에 내려놓고 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헉!!

근데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니 발이 닿지 않았다. 면적은 작지만 내 키보다도 깊은 수영장이었다. 물속을 들여다보니 족히 2미터는 넘는 수심이다. 작다고 무시했다가 그대로 익사할 뻔했다. 하지만 수심이 깊어서일까? 의외로 수영이 할 만했다. 몇 번 왕복해 보니 쏠쏠한 재미가 느껴졌다.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
날씨도 좋고 물도 따뜻하니 오늘은 그냥...

쉬기로 한다.

오늘은 쉼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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