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상평상 Jul 05. 2024

고맙습니다.

배우자의 첫 번째 조건


김창옥 강사의 강의를 들었다. 이곳 발리에서도 나는 때때로 한국에 있는 느낌이 든다.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보고 한국 유튜브를 보고 이곳 편의점에서는 한국 컵라면을 사 먹는다. 통신의 발달은 내가 지구 어디에 있어도 한국인으로의 삶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일일까?



드라마 눈물의 여왕 알고리즘 때문인지 결혼생활과 관련한 김창옥 강사의 강의가 내 유튜브에 노출된 모양이다.  어쨌든 그의 강의 결론만 말하자면 결혼은 친구와 같은 상대와 하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친구의 정의이다. 단순히 오래고 친한 벗이라는 우리말의 정의가 아니나 친구의 짊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자라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정의와 같은 친구를 배우자로 선택하라는 것이다.



강의 중 김창옥 강사는 짐이라는 단어 대신 슬픔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는데 내가 고등학교 때 보았던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에 처음 소개되었던 장면을 떠올리면 슬픔보다는 보편적인 단어인 짐으로 표현되었던 게 기억된다.



보통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랑의 쾌락과 기쁨을 나누는 데는 익숙하다. 사람들 또한 그 기쁨과 쾌락만을 즐기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사랑이 진실한 것임을 알기 위해선 반드시 슬픔과 고통이 찾아와야 한다. 이때의 사랑은 그 일방 혹은 쌍방에게 생긴 고통과 슬픔의 짐을 나누려는 갸륵한 마음이다. 만약 이때 고통을 나누려는 마음 없이 외면하려 하거나 도망쳐 버린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결혼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 결혼은 그 나누려는 마음이 더욱 커야 한다. 결혼 생활의 대부분은 내리막 길이 아닌 오르막 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육아와 교육은 물론 양 쪽 집안의 예상치 못한 문제가 함께 살아가는 동안 수시로 발생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상대의 짐을 나누어 등에 매거나 수레에 실어 함께 밀고 나가는 노력이 결혼 생활의 유지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리에서의 이 아침,


한국에서 내 짐을 나누어진 채,


묵묵히 걷고 있을


아내를 떠올려본다.



고맙습니다.



https://youtu.be/tLVzT7MEzM4?si=jzMpL0iEJ-wwfFzp


이전 06화 오늘은 쉼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