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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평상 Jul 03. 2024

스쿠터 안녕~

드디어 스쿠터를 버리다.


오늘은 짱구비치로 서핑을 배우러 가는 날.


검색을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어느 블로거가 올려주신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발리 분관의 공고문이었다.



한마디로 한국의 운전면허 또는 국제운전면허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어떠한 오토바이 운전도 불가하다는 내용이었다. 어쩐지 나를 쳐다보던 인도네시아 경찰의 시선이 곱지 않더라니. 나는 그저 내가 너무 서툴게 운전을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망감이 들지 않았다.  오토바이 운전이 이제 좀 익숙해지기도 했는데 더 이상 오토바이를 타서는 안된다는 사실에도 전혀 아쉽지가 않았다. 오히려 후련하고 개운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랩 바이크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스쿠터 운전을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 대사관에서 금지해서라는 사실이 내게 무한한 안도감을 주었다.



나는 스쿠터 운전을 두려워하거나 서 안타는 게 아니라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금지해서 안 타는 것뿐이다.



나는 얼른 그랩 어플을 열었다. 서핑학교까지 오토바이 택시를 호출하니 1500원 정도가 결제되었다. 잠시 후 기사가 오고 그의 두 배정도의 몸크기를 가진 내가 그의 등에 살포시 안겼다. 오토바이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시원한 바람이 내 얼굴을 기분 좋게 간지럽혔다. 그의 등에 그의 여자 친구처럼 찰떡같이 달라붙었다. 그리고 신기에 가까운 그의 운전솜씨에 남자 친구의 오토바이를 처음 탄 여자 친구처럼 감탄 또 감탄을 연발했다.



아! ㅈㄴ 편하다!!!
오빠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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