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지 않을 때도.
“응, 괜찮아.”
그 말은 내 마음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말이었다.
나는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하고, 배우는 걸 좋아하고,
글을 쓰는 일도 정말 좋아한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늘 새로운 기대다.
2024년, 내가 살아온 44년 중 가장 바쁜 해였다.
가장 좋아했던 시간은 도서관에서 진행하던 치유 독서모임 수업이었다.
책을 천천히 정독하며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발제문 하나를 쓰는 데도 몇 시간을 투자했다.
그만큼 마음을 쏟았고, 시간을 들였다.
그 외의 시간도 대부분 글과 가까웠다.
공저로 책을 출간했고, 북토크와 홍보를 위해 서울을 여러 번 오갔다.
그 여정은 여행 같았고,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된
꿈결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네 아이의 엄마였고,
한 남자의 아내였으며,
누군가의 딸이자 며느리였다.
아이들 학교 행사, 집안일,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
그리고 나를 위한 공부까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일들을 중심에 두려 노력했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역할을 오가야 했다.
그 모든 일들은 내가 좋아서,
괜찮을 거라고 믿고 선택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하루 중 에너지가 떨어지는 저녁 시간이
가장 버거웠다.
저녁 준비를 하느라 서있는 동안 다리는 퉁퉁 부었고,
거실은 장난감으로 어질러져 있었고,
막내는 억울함을 토해냈으며,
오빠는 지지 않으려 애썼다.
사춘기 딸과는 대화 대신 침묵이 오갔고,
남편의 툭 던진 말에 마음이 휘청거렸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나는 점점 무너져갔다.
괜찮다고 선택했던 일들이 점점 쌓이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반년, 그리고 일 년이 흘렀다.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면
몸이 천근만근 가라앉았다.
어디론가 땅속 깊은 곳으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별일도 아닌데 눈가가 시큰해졌고,
눈물이 핑 돌았다.
출산 후 휘청거리던 감정처럼
이유도 없이 몰아치는 감정 앞에서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몸의 에너지가 바닥나자
감정도 함께 무너졌다.
그 여파를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나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뭣이 중헌디?’
영화 속 대사처럼,
나는 조용히 나에게 되물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그 와중에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괜찮았던 일상을,
속상했던 사건을,
고마웠던 사람을,
행복했던 기억을,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나는 조용히 써내려갔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결국 나를 만나게 된다.
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그 작고 단단한 나를.
그리고 내게 중요했던 것들을.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한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였다.
의식하지 못한채
남편과 아이들, 타인을
탓하고 있었다.
혼자 다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
오늘도 나는
괜찮은 척했던 하루를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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