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마다 자꾸만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맞춤법은 틀리지 않았는지,
문장은 너무 길지 않은지,
표현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몇 번이고 내 글을 고쳐 읽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 품었던 진심은 점점 희미해졌다.
나는 내 마음을 쓰고 싶었는데,
쓰면 쓸수록
그 마음은 점점 멀어지고
‘잘 쓰는 사람’이 되려는 나만 남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오래 남았던 글은
그렇게 잘 정리된 글이 아니었다.
어딘가 서툴고,
조금은 흐릿하고,
문장 사이사이에 틈이 많은 글.
그런 글이 더 깊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건 누군가의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넘어졌던 날의 고백,
울컥했던 순간의 흔들림,
그 모든 마음이
정확한 문장보다 더 강하게 다가왔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서론, 본론, 결론 같은 구성은 몰랐고
문장 부호도 제멋대로였다.
오타도 많았다.
그런데도 나는 매일 글을 썼다.
지친 하루 끝에
마음이 가만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글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어느 날 내 글을 읽은 누군가가 말했다.
"정성이 없어 보여요."
"피드백할 가치가 없어요."
"읽기에 시간이 아까운 글이에요."
물론 피드백 한 사람들의 마음은 분명
조금 더 정성을 들여 쓰면
더 좋은 글이 나올 것이기에
안타까움에 했던 말이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나는
그 말들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그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조금은 더 분명히 알게 됐다.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그리고 내게 어떤 글이 필요한지를.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글보다,
지친 내 마음을 먼저 살펴주는 글.
그런 글이
당시의 나에게 필요했고,
지친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가끔은 나도
무슨 말을 쓰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써 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문장 사이에
고요히 드러나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내 마음속에 숨겨진 감정들이
멋진 문장에 감탄할 수는 있지만,
나를 회복시키는 건
늘 서툴지만 솔직한 글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
진심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 마음을 살펴주는 글.
그 글이 오늘의 나를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