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마음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순간이 있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쳤을 말인데,
어떤 날은, 한 문장이 가슴에 꽂힌다.
그 문장 앞에서 나는 가만히 멈춘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가만히, 오래도록 그 문장을 바라본다.
그날도 그랬다.
어디선가 읽었던 한 구절이 나를 붙들어 세웠다.
"모든 상처는 결국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가난하다고,
뚱뚱하다고,
말이 느리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나는 친구들 앞에서 매일이 상처였다.
억울하고 속상해도,
'이 정도쯤이야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던 어린 나.
많은 아이들 틈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을 느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비슷했다.
누군가의 무례한 말에도,
서운한 상황 앞에서도,
"괜찮아"를 먼저 말하며 감정을 눌렀다.
화가 나도,
상처받아도,
그저 침묵하며 상황을 피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내 마음은 켜켜이 쌓인 슬픔이 돌처럼 굳어 있었다.
상처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그때는
오히려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나로 살지 못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상처를 마주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모든 상처는 결국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는 것을
상처는 없애는 것이 아닌,
아프다는 걸 인정해 주는 것도 치유라는 것을.
그리고 느낄 수 있었다.
조심스레 내 어깨를 다독이는 어떤 감정을
그제야 참고 견디느라 차갑게 굳었던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쓰는 동안, 나는 천천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두려웠지만,
조금씩, 그 상처를 끌어안게 되었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가끔은, 한 문장이 인생을 구원하기도 한다.
아무리 애써도 닿을 수 없던 마음 한 구석
그곳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든다.
내 마음은 그렇게,
조금씩 괜찮아졌다.
이제는 작은 다짐을 해본다.
다음에는,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
"그 말의 의미는 뭐야?"라고
말해보자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조금씩,
조금씩,
나는 나를 지키는 연습을 해보자!
내가 쓴 글들이,
누군가의 마음 앞에서도
그렇게 잠시 멈추는 문장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