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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May 20. 2021

살다보면 미운 인간은 꼭 있다

나도 미운 인간이다...


사나흘 비가 오니 제습기를 돌릴 수밖에 없다. 평소 40%도 안되던 습도가 60%까지 보인다. 비 오던 어제도 55% 정도였는데 아침부터 가라앉은 안개 때문인지, 맑지 않은 대기 속에 촉촉함이 넘쳤나 보다.    

오늘은 해가 반짝거리고 나와, 습한 기운을 다 제거해 줬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미운 인간이 꼭 있다. 아니, 내 주관에서 크게 미운 사람은 없다. 다만 밉다기보단, 얄미운 사람이 더러 있다. 좋은 것 먼저 가지고, 여럿 있는 중에도 자기 손해 안 보고 뭐든지 자기 이익만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내 것,  내 것, " 부르짖는 사람이다. 내 것이 제일 좋고, 내가 한 게 제일 멋있고 "남보다 나는 항상 낫다"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 살면서 "지혜롭게 약은, 정당한" 사람이다. 때로는 귀엽기까지 할지 모른다. 그리고 남 생각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그 사람을 떠 올리면 "내 것이 최고야"라는 생각밖에 안 난다.


한동안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이유 같지 않는 까닭으로 미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같지 않다"는 이유로, 같은 학교 나오지 않고  같은 배경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로  자수성가까지는 아니지만, "혼자 잘나, 버티는 사람"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만만하지 않은 것이" 세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는 요소가 되었다. 당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리라"는 절박함이었다. 그럭저럭 잘 견디고 살아왔다. 


오해도 해결되고, 사과도 받았다. 그래도 자국은 아직까지도 남아있어 가끔씩 아픔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문제는 상처를 받고 나니, 나 역시 남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사실이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두고 보지를 못한다. 꼭 "이건 아니고, 저건 맞고",  시시비비를 따져봐야 속이 시원한 편이다. 다 "제 멋"으로 사는 사람들인데, "옳고 그르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결국에 나에게 상처 줬던 무리들과 다름없는 사람이 되어 있다. 물론 당시는 억울하게 왕따를 당했을 때니, 상황이 다르긴 하다 해도, 어찌 됐든 교과서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굴 미워해서는, 얄미워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도를 닦는 마음으로 자연 속에 들어와 사는데 나아지는 듯하다가 어떤 경우에는 "왜 저렇게까지 할까"는 생각도 든다. 조금 손해보고, 조금 뒤처지면 어떤가. 눈곱만큼도 손해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철학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사람들은 남의 얘기를 뒤에서 하지, 앞에선 하지 않는다. 못난 내 성정은 가끔 바른 소리 때문에 욕을 사서 먹는다. 식구들에게도 그렇고 친구들과 지인들에게도 그럴 때가 있다.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일단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봐주는 마음이 내겐 부족한 것 같다. 


너그럽지 못한 자신이 답답해서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다. "착한 사람 증후군" 일 수도 있다. 그냥 적당하게 못된 사람으로, 적당하게 약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아, 그냥 나 생긴 대로 살래,  욕 좀 먹으면 어때"  "싫은 소리 좀 들으면 어때" 또 미울 땐 미워하지 뭐 좋아질 때도 있으니까 "다 그런 거지 뭐" 하고 싶은데 이게 쉬운 일도 아니다. 차라리 얄미울 땐 얄미워하되, 이기적인 미움을 갖지는 말자. 따지고 보면 고마울 때가 더 많다. 다만 자연에서 매일 보고 배우니 어제보단 오늘이 조금씩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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