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일생

매미가 추락했다

by opera


아침 산책 후 돌아오는 길에 "매~앰" 하고 소리를 지르며 뭔가 옆으로 떨어졌다.

매미였다.

보통 7년이라지만,

17년 동안도 삶인지 죽음 인지도 모르는

끓어지지 않은 땅속의 고리에서

준비의 삶 속에 갇혀 있다가

어느 해 여름날 아무도 모르게 땅에서 나와

한 달 남짓 성충으로써의 수명으로 살고 간다는

매미가 내 옆으로 떨어졌다.


갑자기 숙연한 느낌이 든다.

"나는 이 매미처럼 최선을 다해 내게 주어진 삶을 살고자 하는가"

"한 번이라도 목이 터져라 살아 본 적이 있는가"

올 여름 폭염속에서 밤낮으로

제 삶의 몫을 다 하고는 생명을 마감한 매미.

내가 해 줄 일이 없다는 것이 서운했다.


나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매미의 육신을 집어서

멀리 강 숲으로 던져 버린다.

자연의 거름으로 돌아가

원래부터 희생적이었던 삶의 마감까지

헌신으로 바쳐지라고...

그러면 매미는

뽑히더라도 피어나는 풀잎 하나에서도

흩날리는 꽃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제 몫을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