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서운산

by opera



산 1

성지와도 같은 산

사람이 아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기쁨을 안겨준 산

사람을 떠나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게 한 산

오직

네가 거기 있기에

오늘도 나는 너를 찾는다

온몸과 생각과 가슴을 열어놓고 너를 향해 달려간다.



산 2

낮엔 누가 앉아 담소를

즐겼는지도 모르나

이 새벽엔 오롯이

내 땅이다.

내 몫이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숨을 나눠 쉬고

매주 오르는 정상이지만

오늘도 한 숨 크게 쉬며 오른다

정상은 버린 지

이미 오래다.

눈앞에

성거산도 보이고

금북정맥이라는 엽돈재도 보인다


나는

그저 조오기 아래

서운하게

잘라진 그루터기에 앉아

잠시 숨 돌리고

무릎 꿇고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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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산을 오르며 배우는 가장 큰 가르침은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려올 줄 알면서도 기를 쓰고 올라가는 것이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기도 합니다.

다만 정상을 맛보면서 내려가야만 할 길에 대한 잠시의 여유를 채워가지요...


조두남 선생님의 "산"을 소프라노 곽신형 님의 노래로 올려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N67OGa-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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