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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an 21. 2022

떠밀려 나가더라도

앞으로 나가야 한다.




자리를 비우면 일이 터지게 마련이다. 왜 그런진 몰라도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뭔가 개운치 않다. 그런데 그게 싫어서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시련이 있어야 길도 뚫리는 법이다. 그래야 새로운 길로도 갈 수 있고, 있었던 자리도 돌아보게 된다. 아무튼 나가는 건 좋은 일이다. 어디든 지금 내 자리를 박차고 나와 다른 길로 가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뭐가 두려워서였는지, 한 군데서 너무 오래 살았다. 처음엔 두려워서 다른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정말 이 일이 자신에게 합당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에 박혀버린 자신을 발견했다. 매사에 일이 먼저고, 개인은 없었다. 가족보다도 일이 먼저였기에 쉬는 날에도 온통 일과 일과 관련된 사람에게 지배당했다. 더 나아가서는 일에 목숨까지 건 것처럼 모든 것을 바쳤다.

시간도 관계도 모든 것 위항상 일이 있었다. 그것이 삶의 어젠다(agenda)였다. 문제는 나뿐 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정한 곳에서 마주치게 되어 있고, 결국은 병든 투쟁으로 이어진다. 마침내는 자의로든 타의로든 다른 곳에서 돌아볼 수밖에 없는 숙명을 맞게 된다.

그러고 나서야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순간"을 밀고 나가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반되는 와중에 나도 모르게 연단되는 것이 사는 길(人生)이다.

반복되는 상처 속에 다져진 면역력(免疫力)이 있어야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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