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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Feb 17. 2022

과하게 몰입하지 않고 시작하는 힘

스스로를 경영할 수 있는 조절의 힘이 필요하다




무엇에든 잘 빠지는 사람은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칙센트 미하이의 말처럼 자신조차 잊을 만큼 무엇엔가 깊이 심취되어 느끼는 "몰입"의 힘과 기쁨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매사에 너무 몰입하고 열정적으로 몰아붙이게 만드는 "과(過)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요즘 "몰입"하면 "일로 인한 무아지경"으로 떠오르기보단, 게임 등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도 많이 연상된다. 왜일까? 살아가는 여러 일들을 통해 느끼는 재미가 줄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 군데에 몰입되어 다른 것을 쳐다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일까? 어쩌면 스마트폰이라는 대체 몰입 용품에 너무 심취해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흥미를 유발하며 재미도 있는 것은 빠져들기가 쉽다. 쉽게 빠져들지만 쉽게 나오기는 힘들다.  다른 것이 그만큼 잡아당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추구해 나가는 인생 일에 대해서도 너무 빠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밤낮으로 올인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좋을 때도 많다. 할 일에 대해 100% 올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100%  완벽"에 너무 매달리다 보면 100%를 이루고 있는 주변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지기 쉽다. "100%"는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금의 틈이라도 줘야 "100%"속의 다른 구성물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일에 너무 열심인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여기서의 일은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을 말한다.

오로지 일자체만 보고 매달리다 보면 "100% 달성"을 위해 매진하다 보면, 역시 그 일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구성물과 관계에 대해 등한시할 수도 있게 된다. 오직 일만을 위한 100% 올인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과 주변에 대해서는 차단돼버린, 무자비한 몰입이 될 수 도 있다.


요즘 시대에 그럴 수가 있을까마는 "워커홀릭"에 빠진 이들도 적지 않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 광적으로 일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80대 20의 법칙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미사회에선 20%의 개미가 80%의 일을 하고 나머지 80%는 20%의 일을 할 뿐이다. 거기서 일을 열심히 하는 상위 20%의 개미 개체만을 모아놓아도 다시 그중에서 20%의 개미만이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성과의 80%는 상위 20%의 행위의 결과이며 나머지 80%는 성과의 나머지 20%에 기여할 뿐이다. 그렇다고 모든 구성원의 능력 100%를 알뜰하게 뽑아내려고 굴리다 보면, 조건의 변화가 있을 때 조직이 엎어지기 쉽다.(예를 들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성과주의를 도입했더니, 적당히 빈둥거리던 이들은 사고를 치고, 남들 일을 도맡아 하던 이들은 때려치우는 등...)(나무 위키)


물론 어느 조직에서든 80대 20의 법칙처럼 목숨 바쳐 일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조직에 잘 보이려고 하는 이유보다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천성적으로 살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래서 원래처럼 매사에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움직이고 앞장서는 것은 평범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인 부담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조직에서든 개인으로든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을 위해 때론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 맞다. 나도 그렇게 지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중간중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부어야 만 할 수도 있다. 다 쏟아부어도 이뤄질 수 있을까 말까 한 현실인데 대충 넘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완급이 필요하다. 100%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힘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일을 성취하고도 상처를 얻은 경험이 적지 않다. 매끄럽게 추진했었더라면 더 좋았을 일들은 일보 후퇴가 필요했던 일이었다. 


80대 20의 법칙은 개인의 건강에도 좋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물어질 수 있다. 일할 때도 20%의 자원은 나를 위해 남겨 두어야 한다.


중요하고 꼭 이루어야 할 일일수록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야 한다. 너무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tnink out of the box" 고정관념(box!)에서 100%의 환상에서 한걸음 물러 서서, 객관적인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쉽지 않다. 지금 즉시 잡아두지 않으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일들이다. 놓치면 다시는 잡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이다. 앞으로만 나가야 할 것 같은 힘든 현실에서 한걸음 물러서 생각하는 것은 힘들다. 힘들기에 해야 하고 그래서 인생 면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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