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비 온 다음날 아침 마당 풍경

by opera




목단이 핀지 하루 만에 쳐졌습니다.

딱 하루 만이네요.

간밤에 내린 비가 목단을 강제로 피우고는

떨어지기 직전까지 끌고 가버린 듯합니다.

그런데도

순응하고 있습니다.


목단은,

잘 버텨야 일주일

환한 모습을 보일 뿐입니다.

일주일이나 열흘 남짓,

봐주든 안 봐주든 상관없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깨끗하고 순수한 얼굴로

제 속을 다 보입니다.

그러려고

346일을 견디며 살아왔는데...

이번에 며칠도 못가 이파리를 다 날려 보낼 듯합니다.

그래도 활짝 웃고 있습니다.


무엇을 배우고

담아두고

비워내야 할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룻밤 새 달라진 마당이지만,

정작 마당에서 살고 있는 자연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아쉬워

붙잡으려 애쓰고 있는

인간의 욕심을

가여웁게 여기기라도 하는 듯,

머금고 있는 빗물이

눈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활짝 웃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잎들도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을 머금고 있는 꽃잎들도

비와 바람에 나뒹구는 바닥의 꽃잎들도,

화려했던 짧은 순간을 고맙게 생각할 뿐이며

또다시 오고야 말 봄을

벌써부터 준비하는 순환의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비 온 다음날 아침마당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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