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하루카 차창밖으로 어둡게 내려앉은 선 굵은 구름 아래 나지막한 건물들에서 간간히 비치는 어중간한 불빛들이 여기는 일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토 기행기는 다음에 올리겠지만,
시작되는 한 주의 첫날 월요일 아침, 낯선 곳에서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낫또, 야채샐러드, 연두부, 지역 특산 표고버섯 수프(버섯 냄새는 말간 맹물), 스크램블 에그(기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마즙(생계란이 있었던 이유가 마즙에 넣어 먹으라는 것 같았습니다만 못 먹겠더군요)
조촐한 일본 조식을 즐긴 후 잠시 호텔 앞 산책을 나섭니다.
깨끗한 거리에서 이른 아침을 열어가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 사이로 여행객도 따라 걸어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절이 보입니다. 잘 다듬어진 소나무와 해자까지 갖춰진 전형적인 일본식 절입니다. 기다란 벽에 붙여진 현판에 우리말로 " 사람으로 태어난 것의 의미를 물어보자"라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물어보자"라는 표현이 수동적으로 생각 드는 건 사견 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물어보자"는 표현은 조용하며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일본인들에게 공감되는 표현이라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코리안인 저는 새로 시작되는 한 주를 낯선 곳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만끽하며 하루를 가꿔가려 합니다. 한편으로는 물어보면서 다녀야 할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