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6일 수요일
(비 온 뒤라 그런지 쌀쌀하고 청명한 날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마당의 묶은 때가 벗겨진 것 같다.
그래도 마당 의자를 닦아 보면 먼지가 누런 먼지가 묻어난다.
황사의 잔재라기 보단 송홧가루의 시작인가 싶다. 우리 집엔 나름 소나무가 많다.
그래서 송홧가루가 날 닐 때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집안에 송홧가루가 날아들어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목단은 절정이다.
멀리서 보면 하얀 솜뭉치들이 한들거리면서 무리 지어 춤추고 있는 것 같다.
흰 아이들이 어울려 있으니 나름 고상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흰 모란 사이에 진분홍모란 하나를 심었다.
목대로 가느다란 아이지만 한송이 피운 아이다.
꽃이 지고 난 후 모란은 여느 아이들처럼 잎을 키워가며 꽃이 떨어진 자리에서 씨앗이 잉태되는 과정을 거친다.
떨어지는 꽃잎을 필두로 내년을 준비하는 단계로 돌입한다.
지난주 진딧물 약을 뿌린 후 장미는 좀 깨끗해진 듯하다.
꽃봉오리에 붙어있던 진딧물들이 많이 떨어졌다.
20여 년간 정원을 가꾸시는 어느 전문가에게 "가장 키우기 힘든 꽃이 무엇이냐"물었는데 망설임도 없이 "장미"라고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제 입문단계에 불과한 내가 겪어야 할 장미에 대한 진실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장미니까...
한번 잘 가꿔 보리라. 낙담하지 말고...
장미는 거름도 좋아하고 벌레도 잘 꼬인다는 것, 한마디로 진하게 사는 아이인 듯하다.
자신의 생긴, 난 바대로...
어제까지도 온 마당을 헤집고 다니던 깜냥이가 아침부터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밥은 먹었을지 탈 나진 않았을지 걱정되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