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8일 월요일
(모처럼 화창한 날 아침엔 안개가 많이 꼈다. 오후부터 햇살이 따갑다)
비 온 다음날은 왠지 더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어제 심은 작약은 키가 커서인지 낯선 곳이라 그런지 고개를 푹 숙이고 풀이 죽어있다.
그런데 물 준 후 낮에 보니 고개를 당당히 들고 서있었다. 오후 늦게는 또 수 그러 들었다.
아마도 아직 적응이 안 되어 그런가 보다.
사람도 꽃도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새로운 법이다.
'구본형'선생님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열심히 읽으며 미래를 위한 자기 계발에 힘쓰던 때가 스쳐 지나간다. 그때는 알았을까? 자기 계발은 끝이 없는 평생의 과업이란 것을...
요즘도 마당에서 여러 생명들과 공존하며 나누며 공(空)으로 채워감을 배우고 있지 않은가.
지난 3월 22일 수국 심을 곳을 정리하며 화분으로 옮겼던 미스김 라일락이 활짝 피었다.
혹 살아나지 못하면 어쩌나 는 심정으로 옮겼는데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니 이제 이 아이는 제집을 찾은 것이다.
자그마한 사각 돌 분에 산모양으로 생긴 돌을 넣고 물을 채워 태양광분수를 만들었는데 볕이 좋은 날엔 제법 분수 같다. 돌틈 사이로 물을 흘려내려 산을 찾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폭포의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마당에는 흙도 기거하는 돌도 소중하고 무엇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찾아보면 모두가 제 쓸모를 가지고 있다.
하물며 살아가는 인생들에게서야...
찾아보는 손이 부족할 뿐이다.
은은한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 향기가 사라지면 봄은 언덕너머로 '안녕'하며 사라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