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57화

by opera


2023년 5월 12일 금요일

(흐리고 따뜻한 날, 약간의 미세 먼지 때문에 하늘은 희뿌옇다)


뒷 밭에 있는 자그마한 병꽃나무는 몸이 두 개로 올라와 있다. 꽃은 많이 피는데 양쪽으로 퍼져서 지저분했다. 해마다 꽃이 필 때면 저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는데 오늘은 이웃지인에게 물었다.

하나를 끓어내고 지줏대로 남은 아이를 잡아주고 잔가지들은 다 베어버리라고 한다.

막 피려고 붉은 꽃봉오리를 많이 달고 있었지만 과감하게 쳐내기로 했다.

앞쪽 약간 더 굵은 몸을 남기고 목대하나를 자른 후 다른 잔가지들도 잘라 버렸다. 60cm 정도 남기고 위로 구부러져 올라 간 가지도 잘랐다.

지줏대로 잡아주고 옆가지도 쳐주니 깔끔해 보인다.

진작 이리해 줄 것을 그랬나 싶을 정도로...

남은 꽃은 잘 피워낼 것이다. 올해 잘 자라주면 내년에는 한그루의 병꽃나무로 잘 자랄 것이다.

내친김에 청단풍도 올라가는 가지 굵은 것을 잘라냈다. 위로 쑥쑥 커가는 아이들은 몸체를 굵게 키워가기 어렵다. 마당은 좁은데 나무가 많으니 키가 크는 것보단 몸체가 굵어지는 것이 낫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집안의 나무가 너무 울창해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미산딸나무 가지도 조금 잘라 냈다.

제법 굵은 가지였지만 예쁘게 다듬어져 좋다.

과감하게 끓어내지 않으면 새롭게 자랄 수가 없다.

이전 직장에 있던 한 친구가 결국은 사직서를 냈다는 얘기를 오후에 들었다.

견디지 못해 낸 것이겠지만, 시간의 차이일 뿐

결국 모두가 그만두게 되지 않는가...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면 순환이 안된다.

순환되기 위해서...

고인 물이 안되려 열심히 물장구를 치던 시절, 지금이라고 아닐까?

잘려버린 몸뚱이로 당당히 버티고 있는

병꽃나무는 말하고 있다.

I'm still alive!



매거진의 이전글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5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