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3일 토요일
(흐리지만 따뜻한, 초여름 날씨처럼...)
삼냥이들은 아침을 먹고 데크에서 나른한 몸을 쉬고 있다. 간밤에 얼마나 헤집고 다녔는지...
까칠한 삼색이는 건너편 데크에서 깜냥이처럼 여유 있게 늘어져 있다. 멀리서 보니 화분에 심긴 블루베리 가지들이 일부처 세팅이라도 한 것처럼 삼색이를 싸고 있다.
나뭇가지 사진틀에 편안히 안식을 취하고 있는 삼색이.
그런데 누운 자세가 아무래도 배가 불룩하다. 임신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길냥이, 암컷 길냥이의 고달픈 묘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새끼를 낳으면 제 어미처럼 새끼들을 데리고 다닐 것이다.
어찌해 줄 방법도 없고... 걱정이 된다.
그래도 고양이 새끼까지 돌봐주긴 어렵다는 심정이다.
지금의 삼냥이들도 작년 겨울 집으로 들어온 아이들이고 여린 마음에 내치지 못하고 어미와 함께 돌본 아이들인데...
생태계는 암컷이 있어야 (물론 수컷도 있어야) 순환되고 유지되지만, 암컷들의 일생은 참으로 가엾다.
이른 봄에 어미는 나갔고 새끼들은 저들이 자란 곳이라 익숙한지 계속 찾아와 지금은 성묘가 된 아이들이다.
어쩌면 보는 내 입장에서 불쌍해 보이는 것이지 저 아이들은 난 바대로 사는지도 모른다.
암컷이든 수컷이든 난 바에 충실하며 순응하는 것이다.
삼색이의 앞날도 걱정하지 말자.
더덕, 무조건 하늘로 향해가는 더덕을 위해 나무에 끈 줄을 매달아 준다.
마당의 흙은 기름지지 못해서 더덕이 제대로 자란 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자라 향은 참 좋다.
얘들은 누가 뭐래도 봄이면 상관 않고 여기저기서 올라온다.
삼색이나 더덕잎이나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맞춰 제 즐거운 대로 삶을 누리는 마당 풍경이 좋다.
살짝 열어둔 마음 창문으로 내 몸까지 물들이는 더덕 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