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4일
(햇볕이 쨍쨍 내리쬐진 않은 따뜻하고 포근한 여름 문턱 날씨)
두어 해 전에 노랑모란을 한그루 심었었다.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라고 했는데 흰 모란만 있기에 심었는데 이 아이는 특색이 있다.
흰 모란과 비교하면 잎도 크고 많은데 더 재미있는 것은 꽃송이가 엄청 크다는 점이다.
그런데 꽃이 너무 커 그런지, 겸손이 지나쳐 그런지, 고개를 못 들고 잎숲 속에 살아 꽃 얼굴 보기가 어렵다.
오늘도 꽃이 피었나 잎숲을 들춰보니 커다란 아이들이 둘이나 있었다. 들춰서 살펴보니 아래쪽까지 세 송이가 피었다.
얼굴 든 것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해 한 손으로 꽃을 받쳐 들고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손바닥 펼친 것보다 더 큰 꽃송이였다.
정말 컸다. 노랑꽃잎이 겹겹이 둘러쳐진 꽃송이는 꽃 뭉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
중국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는 황모란, 노랑모란이다. 중국황실에서 즐겨 키우고 의복이나 장식에도 빠지지 않았던 황모란은 우리 마당에서도 대륙의 후손답게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자랑한들 무엇하나...
제 얼굴 하나 당당하게 들지 못해 수그리고 있는 것을...
겸손하게 숙인 것이 아니라 지탱하기 힘들어서다,
차라리 홑겹이라도 바람결에 자유롭게 나풀거리는 하얀 모란이 진국이다.
흰 모란은 벌써 떨어졌는데 황모란은 이제야 피었지만 며칠이면 노란 잎들은 날아가지도 못하고 폭싹 내려앉아 낙엽처럼 수북해질 것이다.
노랑모란은 얼굴도 크지만, 떨어질 때로 잎이 한꺼번에 폭삭 내려앉아버린다.
모란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