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59화

by opera


2023년 5월 14일

(햇볕이 쨍쨍 내리쬐진 않은 따뜻하고 포근한 여름 문턱 날씨)


두어 해 전에 노랑모란을 한그루 심었었다.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라고 했는데 흰 모란만 있기에 심었는데 이 아이는 특색이 있다.

흰 모란과 비교하면 잎도 크고 많은데 더 재미있는 것은 꽃송이가 엄청 크다는 점이다.

그런데 꽃이 너무 커 그런지, 겸손이 지나쳐 그런지, 고개를 못 들고 잎숲 속에 살아 꽃 얼굴 보기가 어렵다.

오늘도 꽃이 피었나 잎숲을 들춰보니 커다란 아이들이 둘이나 있었다. 들춰서 살펴보니 아래쪽까지 세 송이가 피었다.

얼굴 든 것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해 한 손으로 꽃을 받쳐 들고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손바닥 펼친 것보다 더 큰 꽃송이였다.

정말 컸다. 노랑꽃잎이 겹겹이 둘러쳐진 꽃송이는 꽃 뭉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

중국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는 황모란, 노랑모란이다. 중국황실에서 즐겨 키우고 의복이나 장식에도 빠지지 않았던 황모란은 우리 마당에서도 대륙의 후손답게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자랑한들 무엇하나...

제 얼굴 하나 당당하게 들지 못해 수그리고 있는 것을...

겸손하게 숙인 것이 아니라 지탱하기 힘들어서다,

차라리 홑겹이라도 바람결에 자유롭게 나풀거리는 하얀 모란이 진국이다.

흰 모란은 벌써 떨어졌는데 황모란은 이제야 피었지만 며칠이면 노란 잎들은 날아가지도 못하고 폭싹 내려앉아 낙엽처럼 수북해질 것이다.

노랑모란은 얼굴도 크지만, 떨어질 때로 잎이 한꺼번에 폭삭 내려앉아버린다.

모란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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