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60화

by opera


2023년 5월 15일 월요일

(화창한 날, 20도를 훌쩍 넘는 따뜻한 날이었다.)


마당은 며칠, 아니 이틀만 물을 주지 않아도 메마름이 눈에 보인다.

식전에 앞쪽 화단의 잡초를 조금 뽑았다. 조금씩이라도 뽑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다.

관수는 사흘, 더 건조하면 이틀에 한번 정도 할 생각이나 식물은 물도 매일 먹을 때와 하루라도 주지 않으면 표가 난다.

채마밭에는 자주 주더라도 화초, 나무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로 해 보고, 더운 여름엔 그때 가서 조절하기로...

백당화가 예쁘기 핀 지가 며칠 되었다. 꽃뭉치를 둘러싸며 하얀 꽃이 핀다.

속에 몽글몽글 모여있는 꽃잎(?)들은 보호받는 아이처럼 들어앉아 있다.

꽃의 종류는 수없이 많으나 어찌 하나도 같은 모습 없이 다양하게 난 바를 뽐내는지 아둔한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저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이해해 갈 뿐이다.

생명의 창조와 변화를 매일 보고 사니, 미약한 존재감(存在感)에 겸손을 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일기를 쓰니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마당 삶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어 좋다.

꽃이 환하게 피었다 싶으면 금방 진다. 꽤 된 것 같은데 찾아보니 2~3주 안이다.

금낭화는 더러 남아 있으니 근 한 달은 보여주는 것 같다. 수국도 2~3주는 가는 듯하다.

모란은 일주일에서 열흘, 아침에 보니 핀 지 며칠도 되지 않은 황모란은 그대로 쏟아져 있다.

어제 일기에 며칠이라고 했는데 세 송이 중의 한송이는 이틀 만에 바닥에 다 떨어졌다. 황모란은 질 때로 한꺼번에 쏟아져 이별을 고한다.

참 특이한 하직 방법이다.

누군가 찾아보지 않았다면 꽃을 피우고 있었는지도 모를 삶을 마무리하는...

그래도 살아있다.

역시 I'm still alive 하면서...

마당의 초목들이 주는 교훈은 하루하루 이어지는 모양 다른 삶에서도 버텨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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