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7일 수요일
(흐린 날씨, 비는 오지 않았다)
이른 아침 윗동네로 3바퀴 산책, 언덕이 많아 운동하기엔 적당하다. 산책 후 마당에 물을 주며 시든 장미 잘라내고 풀도 한 줌 뽑았다.
마당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물 줄 때인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행복한 고마움이 더 커간다.
갈급한 생명들에게 생수를 뿌려 주며 초라한 마음 구석구석에 끼여 있는 욕심과 허탄의 잔재까지도 씻겨 나감을 느낀다. '이런 것이 있었나' 할 정도로 깨닫지 못했던 이기심까지 더불어...
전원생활을 할수록, 마당과 조금씩 더 가까워질수록 가진 것에 대한 감사가 넘치며 조금 모자라도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지금"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항상 지금이 좋았었다.
그땐 그것을 몰랐을 뿐이다.
삼색이 밥 주며 보니 하얀 귓등에 진드기가 무려 다섯 마리나 붙어 있다. 먹느라 신경 판 틈에 뽑아내어 손톱으로 눌러 죽였다. 요즘 나의 아작 상대는 진드기다.
말은 못 해도 얼마나 시원할까.
그거면 됐다.
깜냥이는 장독대 위, 새 밥으로 놓아둔 묶은 쌀까지 아삭거리며 씹어 먹는다.
새 밥까지 뺏아 먹는 것인가?
새의 낭만까지 섭렵해 보려는 것일까?
장난칠 때는 잔디도 뜯어먹던데, 쌀까지 씹어 먹는지는 몰랐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부터인가 아침에 새들이 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얼마나 멋진지 모른다.
항아리위에 올라 있길래 '내려가' 한마디 하니 훌쩍 내려와선 늘씬한 몸매를 쭉 뻗고 항아리 위의 쌀알을 씹어 먹는다.
앵두나무에는 '따닥따닥'앵두가 많이도 열렸다.
'깜냥아 ~ 앵두나 따먹지?'
앵두나무아래 원추리와 비비추가 연록의 청춘을 가진 컷 뽐내고 있다. '딱딱 아자작' 씹어 먹는 깜냥이가 귀엽다기라도 하듯 바람결 잎으로 손뼉 치고 있다.
호기심 많은 낭만쟁이 깜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