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89화

by opera


2023년 7월 6일 목요일

(맑고 더운 날)


여름 꽃도 종류가 많겠지만 나무꽃으로 치면 배롱나무꽃과 수국이 아닐까 싶다.

유럽, 특히 정원으로 유명한 영국에는 수국을 많이 키우고 유럽 문화를 좋아하는 일본에서도 수국은 많은 사랑을 받는다. 수국은 종류도 다양하고 잘 키우면 크기도 커지고 더불어 탐스러운 꽃을 많이 피운다. 마치 솜사탕이 매달려 있는 듯한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요즘은 추위에 강한 아이들도 많아 수국을 키우는 집도 많다.

수국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배롱나무를 좋아한다.

흰 꽃과 분홍 꽃이 여름 내내 피고 지기를 반복해 찌뿌둥하고 덥고 습한 날에 산뜻한 기분을 안겨준다.

수국이나 장미처럼 한송이가 돋보이긴 힘들지만 작은 아이들이 무리를 이뤄 소담스러운 꽃을 보여준다.

꽃 분홍색이지만 화려하기보단 소박하고 수수한 아낙의 반쯤 접어 올린 분홍저고리다.

꽃이 백일을 간다는 백일홍처럼 여름 내내 꽃을 피운다.

물론 장미도 처음 핀 날을 계산해 보면 피고 지고 다시 피고 족히 한 달은 넘긴다. 비 오고 더우며 습한 일기에 오래도록 예쁜 제 모습을 보여주려고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듯하다.

마당에 몇 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는데 앞 정원에 있는 작은 아이가 먼저 꽃을 피웠다.

배롱나무는 꽃도 정겹지만 목대도 예쁘다. 얇은 수피를 벗겨내 가며 구불거리는 몸매를 옆으로 펼치며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안면도엔 배롱나무가 많다.

해변을 향해 가는 내내 도로변에 심어져 있는 다양한 모습의 분홍색 배롱나무, 분홍 꽃 선물이 이어져 있는 길을 보며 먼저 떠난 로리와 아이들과 즐겁게 여름 캠핑 가던 때가 그립다.

올여름엔 안면도의 배롱나무를 만나긴 어렵겠지만 못 만난 들 어떠리...

마당에 있는 여러 그루의 배롱나무가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바람친구와 더불어 몰고 올 텐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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