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90화

by opera


2023년 7월 7일 금요일

(오전에 흐리더니 오후엔 비가 많이 왔다. 저녁까지...)


어제오늘 아침 일찍 풀을 많이 뽑았다.

지난주에 비가 많이 와 땅이 촉촉하니 잘 뽑혔다.

장마 중에 제일 신나는 아이들은 잡초인 것 같다.

망촛대, 크로바(토끼풀) 특히 민들레를 꽃인지 잡초인지 어느 부류에 넣어야 할지 모르지만, 작은 아이들부터 얘들 키 크기만 한 거대 민들레... 놔두면 하늘에 목을 매고 끝없이 올라갈 아이다.

홀씨의 힘인가?

정원은 풀만 뽑아내도 훤하다.

장마가 끝나기 전까진 뽑아내도 계속 자랄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며칠 전 아기 냥이 한 마리가 장미숲 속에 있는 것을 구한 적 있는데, 예상했던 대로 삼색이 아기였다.

오후 창문에서 정원 데크를 보는데 엊그제 봤던 아기 냥이가 삼색이와 같이 있었다.

삼색이는 미안한 표정인지, 인사라도 시킬 요량인지 나와 눈을 맞추며 약간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삼색이 배가 갑자기 줄어있었고 얼마 전에 밥 주며 보니 젖은 부풀어 있어 의심은 했지만, 어디선가 새끼를 낳고 숨겨두고 다니는 엄마였던 것이다.

삼색이가 유독 말랐던 것은 아이들 젖 먹이느라 그랬고 집에 와 밥 먹고는 늘어지게 자고 했던 것이다.

비록 길냥이지만 새끼를 아끼는 모성은 사람들과 다르지 않아 제 몸을 말려가면서도 새끼들을 보살핀 것이다.

삼색이 같은 길냥이도 마당의 초록들과 같이 마당을 구성하는 중요한 주인공들이다. 마당정원은 여러 생명들이 전혀 공통점이나 어울릴 것 없어 보이는 다양한 개성들을 죽이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함께 어울려 가는 곳이다.

나도 일원으로 끼워줘 고마울 뿐이다.

엄마 삼색이...

누구라도 자식을 향한 위대한 헌신을 외면할 수는 없다.

자신은 말라가면서도 새끼들을 향한 애정으로 엄마가 되어가는 삼색이에게 어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새끼들을 아예 데리고 입성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잠시 접어두고 캔을 따서 비벼 맛있는 저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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