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6일
(오전에는 흐리고 비, 오후는 흐리고 늦게 해가 남)
아침에는 여전히 비가 내렸다.
멀리 보이는 강가에 운무가 하나 가득이다.
비로 인한 피해만 없었다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정경을 감상하며 낭만을 즐겼을 것이지만 곳곳에 비로 인한 피해가 넘친다니 마음이 좋지 않다. 폭염이 오더라도 비는 그만 내리는 것이 어떨까 싶다.
삼색이는 효도하려는 건지, 새끼들 훈련시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밤마다 무슨 일 이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며칠 전에는 두더지 한 마리를 잡아놓아 기겁하게 만들더니 오늘 아침엔 새 털이 많이 있다. 말을 해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새끼들이 좀 더 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운무에 쌓인 아침정원을 걷다 풍성하게 핀 수국을 본다. ‘그래 수국이 있었구나~` 여름꽃의 대명사답게 수국은 꽃을 많이도 피웠다. 종류가 많아 꽃 모양도 각각인데 하얗게 송이송이 달린 수국은, 목수국 “라임 라이트”다. 몇 그루가 풍성하게 피어 화사하게 마당을 채운다. 이번에 일본에서 보니 정원마다 수국이 없는 곳이 없었다. 유럽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답게 수국을 많이 키우고 있었다. 우리 마당도 더 넓다면 여러 종류의 수국도 심고 싶다. 소담스럽고 수수한 아이들이 몽실몽실 달려있는 모습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데크 옆을 따라으로 심겨 있는 범부채꽃도 어느새 활짝 폈다. 비가 많이 온다는 핑계로 자주 돌보지 못했는데도 꽃들도 나무들도 자기 할 일은 멈추는 법이 없다.
핑계는 인간만의 특권(?)이라던가... 비가 오는 비가 오던, 햇살이 뜨겁든 간에 자연은 묵묵히 이어진다.
그래서 세상도 매일 새롭게 움직이고 돌아가는 것이다. 나 같은 게으름뱅이만 있었다면 ‘오늘’이 있겠는가 말이다.
내일은 채마밭에 오이와 가지들을 돌봐야겠다. 얘들도 정글 속 타잔처럼 영글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