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8일 수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이번 장마에 유명을 달리 한 분들을 추모라도 하듯 비는 하루 종일 추적거리고, 마당은 울적한 마음을 빗물에 절구기라라도 한 듯 더 짓 푸르다.
그래도 모든 것의 끝은 있는 법...
다음 주는 이 장마도 끝나지 않겠는가.
코스모스는 담장 밖에만 두고 마당에서는 뽑아버렸는데 담 아래 꽃이 핀 코스모스가 보인다. 이른 가을이 벌써 왔나 싶지만 요샌 여름에도 코스모스가 핀다. 꽃이 지면 뽑아야 되겠다. 채마밭에는 토마토 잎이 너무 무성해 가지와 오이를 찾아내기 힘들다. 해가 나지 않으니 채소와 열매들은 채 익기도 전에 물러지고 상해버린 것도 많다.
대문 옆 큰 배롱나무가 처음으로 분홍꽃을 피웠다. 장마가 끝나면 활짝 펴가며 가을을 기다릴 것이다. 배롱나무아래 나리꽃 모양의 백합이 꽃을 피웠다. 인터넷 사진으로 검색해 보니 당당한 백합이다. 나팔모양은 아니지만 빨갛게 크고 고개 숙인 예쁜 백합이다. 비가 그치면 백합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세워봐야겠다. 흰 백합, 노랑 백합, 빨강 백합, 주홍백합, 분홍백합, 겹 백합... 동무들이 많아 외롭지는 않겠다.
비가 그쳐도 필 아이들이다. 봐주는 이가 있든 없든 피고 지는 것은 계속된다. 한쪽에는 꽃이 다 떨어져 잎이 무성한 초록 병정 백합대들이 대열해 있다. 꽃은 져도 보이지 않는 알뿌리를 키우기 위해 초록 병정들은 누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할 것이다.
생명의 피움은 성장으로 이어지고 시듦은 새로운 탄생으로 귀결된다.
자연 속에 살면서 먼저 배우는 것은 조화와 순응의 반복 속에 새로움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