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100화

by opera

2023년 7월 20일 목요일

(햇살 좋은 날)


어제처럼 덥다. 비 오지 않으면 더운 7월도 비와 함께 하순으로 접어든다.

앞정원 산딸나무 옆에 커다란 로즈메리가 있다. 3~4년 생 아이를 사서 심은지가 여러 해 되었으니 나이가 못 돼도 여덟 살은 된 아이다. 로즈메리 향을 좋아하고 바비큐 할 때나 고기 절일 때도 뜯어서 잘 사용하는 목대 굵은 로즈메리 나무다. 우리 지역은 바람도 세고 눈도 많은 워낙 추운 곳이라 그래도 여러 해 동안 제 자리를 지켜주어 고마울 따름이다. 12월이 되기 전에 잠복소로 잘 싼 후에 삼각형 미니 온실을 덮어두면 추운 겨울도 잘 견디어 낸다. 겨울철에도 해가 좋은 날엔 온실을 열어 햇살도 쬐여주고 해지면 닫고 정성을 많이 기울인다. 혹여라도 온실을 열어뒀다 저녁에 닿지 못하면 한방에 갈 수도 있다. 3월 말까지, 꽃샘추위도 조심해야 한다. 올해 4월 초에 온실을 제거하며 보니 그 추운 겨울에도 조금씩 자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성을 기울여 보살 핀만큼 향기 나는 초록 물결은 언제 봐도 마음을 푸르게 해 준다. 여름에야 워낙 초록세상이라 별 표가 나진 않지만, 로즈메리는 상록수처럼 늘 푸르다. 향기도 좋지만 늘 푸른 모습, 화려한 꽃은 없어도 한결같은 모습을 사랑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아이 주변이 너무 복잡하다. 뒤쪽으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홍매화나무가 있고 사방으로 치고 올라오는 백합도 여러 개다. 로즈메리와 바짝 붙어 심져진 설난은, 로즈메리 목대옆으로 넓은 잎을 펼쳐 불편한 자세로 아름다운 꽃도 피우고 겨울이면 땅속에서 로즈메리와 공생하는 것 같다.

한그루 로즈메리는 여러 식물들과 어울려 있다. 마당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고 보이지 않는 땅속뿌리들은 또 어떻게 엉켜있을지도 모르지만, 로즈메리가 너무 힘들지 않을까는 생각도 든다. 올 가을에는 백합 구근도 캐내고 홍매화도 다른 데로 옮겨 로즈메리가 더 당당하게 자리 잡도록 주변 정리를 해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