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정원사우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2권 1화

by opera

2023년 7월 27일 목요일

(화창하고 맑고 더운 날이다. 장마종식)


그림일기 2권을 시작한다.

2권에는 찌는듯한 여름 풍경과 익어가는 가을, 쓸쓸히 문 닫을 늦가을과 매서운 추위에 하얀 눈으로 그려지는 새로운 정원 풍경이 그려질 것이다.


아침에 앞테크를 물청소 했다. 정원 의자는 마당고양이들이 간간히 애용하는 침대, 오늘 해가 좋아 깨끗이 씻었다. 나무 데크지만 햇살이 좋아 잘 마를 것이다. 이리 씻어 놓아도 오늘밤엔 깨끗하다며 침대로 쓸지도 모른다.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3주 전에 깎은 잔디가 벌써 많이 자라 깎았다. 나의 전용 잔디깎이로 ~~. 가볍고 딱 쓰기 좋고 덜 위험한 나일론 줄(줄칼?)로 되어 있는 잔디깎이다. 명색이 공구로 유명한 "*" 집안 출신이라 듬직하기도 하다.

처음엔 로망을 실현하느라 밀고 다니는 잔디깎이를 썼지만 무거워 쓰기가 힘들었다. 물론 남자들은 좋아한다. 결국 울퉁불퉁한 곳을 밀다 날이 망가져 수리는 했지만 창고신세 중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딱 좋은 잔디깎이로 구입했다.

우선 가볍고 안전한 편이다. 칼날이 아니라 나일론 줄이 돌아가면서 깎아준다. 깎이면서 줄은 감겨 교환도 가능하다. 날이 더워 다 밀지 못하고 앞마당만 밀었다.

옛 선비에게 '문방사우(文房四友)'있었다면 흙과 더불어 정원을 가꾸며 사는 요즘 나의 생활엔 '정원사우(庭園四友)'가 있다. 호미, 잔디 깎기, 갈퀴, 전정가위 다. 물론 으뜸은 호미겠지만 잔디 깎기가 없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역시 고마운 친구다. 전정가위는 획을 긋는 붓처럼 필요한 곳곳을 정리해 준다. 갈퀴는 마당 부산물들을 치워주고 흙을 북돋워 준다. 생명의 흙으로 채워진 마당정원에서 온갖 나무와 꽃들로 문필의 꿈을 펼치게 해 주는 '정원사보(庭園四寶)'다.


아침이슬로 파릇파릇 촉촉해진 잔디와 풀이지만 깎여 나가는 즉시 실오라기처럼 바싹 말라버린다. 갈퀴로 긁어내도 대부분 빠져버릴 정도다. 빠져나가는 것들은 제자리에서 거름으로 살아가도록 둔다. 지금 안 깎였다고 좋아할 것도 없다. 잘 자라면 결국 깎이게 될 것이고 깎이는 순간, 마른 장작보다 가볍게 날아갈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