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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Oct 28. 2023

트랙(Track)의 노래

달리기를 시작하는 글벗님들을 위해


 산책을 겸해 아파트 내 트랙을 걷는다. 처음에는 답답했으나 익숙해지다 보니 전에 잘 보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보인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부지런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많았고  급한 성정을 잘 컨트롤한다 생각했지만, 뭐든 다해낼 것 같은 청춘 기질은  마음 한 구석 자리를 꿰차고 있었. 돌아보면 환경에 상관없이 사람 성정이 본래 후덕하고 여유로웠다면 조금 여유롭게 지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걷는 것보단 뛰는 것을 즐긴다 할 정도로 빠르게 걷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잠시 쉴틈도 주지 않고 부지런했던 일상에서 한 템포 느리게, 슬로라이프를 제대로 실천하라는 엄명을 받고 재정비하고 충전 중이다.


매일 산책하는 공원길은  대단지 아파트라 긴 편이고 중앙에 400미터에 가까운 트랙이 조성되어 있어 더 좋다.  "START"로 표시된 출발선에서 50미터, 100미터 300미터 350미터 하얀 페인트로 바닥에 표시되어 있다. 트랙안쪽으로는 달리도록, 바깥쪽으로는 걷도록 되어있다. 달리는 이들도 있으나 대부분은 빠르게 는 편이다. 나 역시 아침저녁으로 다섯 바퀴 정도 걷는다. 다섯 바퀴면 1.5킬로 남짓이다. 시골에서 3 킬러 이상 걸을 때보단 적다만 다섯 바퀴를 돌다 보면 발바닥이 좀 당기기 시작한다. 빠르게 달리고도 싶지만 걷기로 훈련 중이다.


걷다 보니 문득 존경하는 브런치 작가님이 생각났다. 작가님은 글쓰기 위해선 운동을 해야 한다는 다른 작가님(일상으로 달리는 평범한 러너의 입장에서 누군가 주저하는 이들이 있다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 작가님의 )의 글을 보시고 달리기를 결심하셨다고 했다. 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신 후 동네의 300미터 트랙으로 시작하셨고 이후 달리기  몇 편 올리셔서 재밌게 읽었다.

여러 작가님들이 의외로 마라톤에 관심이 많은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작가님들도 많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빌려와 공감도 하며 단숨에 읽었기에... 하지만 무엇보다 달리기(마라톤)의 오랜 역사와 주는 의미가 홀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작가님들의 고귀한 로망과도  일치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나만의 해석도 가져 본다.


작가님께서는 달리기는 처음이라 무리하지 않게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셨고 작가답게 달리려목적과 앞으로의 계획도 꼼꼼히 적으셨다.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변인들에게도 알리고 브런치에도 올려 작가님들과  공유하시겠단 결심까지 하셨다.

어떤 목표든 세우면,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와의 약속 행도 중요하지만 주변에도 알려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벙법이다.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세우고 지속성의 중요함도 잊지 않으셨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요즈음 지구의 삶에서나 우리 삶에서의 화두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아니겠는가? 

작가님께서는 본인의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위한 계획까지 세우 시작하셨는데, 나는 우선 "걷고 보자"로 단순하다. 그래도 기본적인 자기경영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걷기를 아침저녁으로 다섯 이상 하기로 결심하고 실천하고 다. 물론 앞으로는  걷기와 달리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가려 한다.

작가님의 달리기를 응원하며, 달리고 계시는, 앞으로 달리실 모든 작가님들을 위한 트랙의 심정을 그려본다.


- 트랙의 노래 -


걷는 듯 뛰는 듯 300m  열심히 달립니다.

오늘은 300미터지만

내일은 600미터가 될 것이에요.

거르지만 말고,

두 다리 벗 삼아 저를 찾아 주신다면

결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에요.

쫙 펼쳐진 대로가 아니면 어떤가요?

콧등의 땀이 순삭 될 정도로

날랜 속도가 아닌 들 어떤가요?


오늘은 걷듯이 내일은 뛰듯이,

이웃들과 함께  

다정한 이들의 격려와 함께,

지나온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펼쳐질 고마운 일상들을 하늘 스크린에 담고

발바닥이 아프도록

저를 딛고 나아 가세요.

두 팔을 휘저으며 끈기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벚꽃 날리는 찰스 강변,

용기와 격려의 친구들과 더불어

깃털처럼 가볍게

꿈을 잡고 달려가는

스스로를 만날 거예요.



아파트 단지 트랙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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