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나 정원은 있다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2권 15화
by
opera
Oct 14. 2023
그림일기 제목을 "정원 가꾸기 마움 가꾸기 그림일기"로 정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인 것 같다.
애초 마음 내려놓기, 천천히 살아보기 (슬로 라이프의 일환으로...)를 하고자 마당 있는 전원 삶도
택한 것이기에.
올봄 쓰기 시작한 그림일기 ~~
숙련된 조경사가 가꾸는 정원도 아니었고 초목들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정원지기가 조경을 공부하기 위해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슬로라이프 실현의 하나로 내 삶의 속도 역시 초목이 자라 가는 것처럼 천천히 여유 있게 곁을 돌아보고 나눔 하는 일상으로 돌아가 보자 시작한 일이었다.
보이는 정원을 가꾸는 일이나 보이지 않는 마음 밭을 일궈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하는 일과에서
마음밭을 새로 개간하고 때론 갈아엎기도 했다.
일기(
日記)
라는 표현을 쓰다 보니 거의 매일 쓰려 노력했고, 별것 아닌 것에도 관심을 나누다 보니 "하루"라는 시간 안에 마당정원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자세히 보고자 하니 순간순간이 다르게 변모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기에 그림일기(
日記)를 쓰면서도 소재의 빈궁함은 별로 느끼지 못했고 지금까지 이어 올 수 있었다.
더구나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 생활을 잠시 하게 되면서도 "마음 가꾸기"가 있기에 그림일기도 계속할 수 있으니
또한 감사한 일
아닌가...
만고의 진리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작은
정원에서 읊조리며 웃을 날도 곧 오리라 생각하니 정원과 마음을 함께 가꿔 가는 글을 쓰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듯싶다.
산책길에 아주 커다란 배롱나무를 만난다.
너무 커 숲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넓은 공간에 몇 그루가 모여있긴 하다.
그래도 한그루 자체가 시골집에 있는 배롱나무보다 훨씬 크다.
커다란 배롱나무도 신기한데, 아직도 지지 않은 붉은 꽃은 가는 가을이 아쉽기라도 한 듯 붉은빛을 더 붉힌다.
시골집의 배롱나무 꽃은 시월이 되면 거의 다
지고 잎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여긴
더 북쪽에 있는 배롱나무지만, 아파트숲과 오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 때문인지 서울 배롱나무는 아직까지 빨간 꽃이 절정이다.
사랑받음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붉은 웃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매끈한 가지는 호피옷을 벗어버리며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무성한 잎은 햇살을 더불어 노랗게 익어가는 초록잎으로 가을을 붙잡고 있다.
눈만 조금 돌리고 구겨진 마음만 살짝 편다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다.
울창한 아파트 숲에서도 따뜻한 감성의 공기와 돌보는 바람 속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나의 정원은 오늘도 곁에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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