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by opera


찬바람 모질고

상고대 내려앉은 아침 뜨락

꼿꼿한 자태로 기다렸다는 듯

여러 겹 연보랏빛 미소를

너는

모진 세월 아홉 번 굽이 굽이돌아

이어져온 어머니의 사랑 꽃말

구절초.


어떤 미련이

이라도 곱기에

있는 듯 없는 듯 보낸 지난 세월,

화려했던 초목들은

몸 털며 긴 겨울준비에 한창인데

너는 이제야

꽃이었음을 한껏 뽐내고 있다.


사실

너는 언제나 꽃이었다.

무엇도 상관없이

제자리에 굿굿했던 암묵의 시절에도

마당을 물들인 고요한 향기였고

이제

봐줄 이 없는 스산한 계절도 아랑곳 않고

난 바 존재만을 즐길 줄 아는

아홉 구비 이겨 나온

진정한 구절초,

보는 이의 마음까지 다져주는

고마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