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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시집
원래 새해는 쓸쓸히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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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Jan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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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는 새해는 쓸쓸하고
보내는 묵은해는 정겨운 법이다.
한 점 빈 곳 없이 빽빽이 채워졌던 묵은해 캔버스,
오일냄새 진한 유화물감으로 여백도 없이 채워졌다.
굵고 큰 획으로
시작한 당당한 구도속에
아름답고 사소한 활기차고 우울했던 일상...
때로는 갈아엎고 다시 시작했던 하루의 캔버스는
소소한 행복으로 엮어져
덧칠과 덧칠을 더해
마를 새도 없이
빨갛고 노랗고 푸르른 그리고 초록의 터치로 한 해를 채워주었다.
새해를 맞이하며 돌아보는 묵은해는
그래서 언제나 정겨운 법이다.
어떻게 펼칠지도 몰랐던 하얀 캔버스에
한 해라는 추상의 형상이
마침내 시각화되어 남겨졌기에...
펼쳐져 있는 새
해라는 캔버스 앞에 서면,
광활한 희망보다는 어설픈 두려움도 앞서는 게 맞다.
어쩌면 지난해보다 겸손함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에게 주어진 멋진 선물이다.
누구도 내딛지 않았기에 아직은 고독한
캔버스지만
당신이 기억하는 모든 색감으로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새롭게 그려볼 수도 있다.
"톡" 하면 튕기어 연주라도 할 듯, 팽팽하게 당겨진 캔버스는 오직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부터 그려나갈
신비로운 일상의 도전을
한 점 찍히기도 떨려하는
하얀 속살의 캔버스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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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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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원 가꾸며 흙에서 배워가는 자연 속 일상의 다양함과 여행으로 얻는 인문기행기를 쓰고 그리며, 순간의 이어짐을 소중히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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