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얼룩졌던 데크를,
하얀 쌀가루 뿌려주며 불도저가 밀고 갔나 보다.
희뿌연 하늘,
살찐 까마귀는 커다란 날개를 퍼더덕거리며
"까악 까아악 까각"
저 나름의 올드랭사인을 불러주는 듯,
바싹 야윈 나뭇가지엔
바들거리는 상고대만 햇살을 기다리는 이른 아침.
도톰하게 펼쳐진 하얀 백설기판
막 찜솥에서 꺼내려는 뜨거움 속에,
용감하게 내디디는 발자국
"뚜벅 뚜우벅"
따라오던 삼색이는
어느새 앞질러 제 발자국까지 남긴다.
"따닥 야아 옹 따다닥"
지나버린 것들 다 밀어버리고
하얀 가루로 새판을 깔아주려 했는데...
가는 해가 뭐 그리 아쉬운지
움직이는 것들은 가만있질 못한다.
그래도
드러나는 아픔과 후회와 반성이 있으면 어떠랴,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녹아지며 속살은 드러날 텐데...
다가오는 새해는
걸친 것 없는 맨 몸으로 용감하게 반기고,
흔적 없는 발자국으로 보여도
디디고 나가라는 메시지를 나눠 주려는 듯,
고운 떡가루들이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