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ra Apr 13. 2021

장영희 교수님을 기리며..

디바장영희 교수님!


장영희 교수님께

왜 디바 마리아 칼라스 코너에 교수님께 편지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는 장 교수님도 마리아 칼라스 못지않은 디바가 아닌가 생각이 되서인지요.

아침에 강아지와 산에 올라갔습니다.

날씨는 오래전에 잊었던 전형적인 봄하늘 , 얼마나 맑고 푸른지요. 

그런데 바람은 봄바람이라고는 결코 할 수 없는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에서의 바람은 나무가 있어 그렇게 모질지만은 않습니다.

우리 강아지는 쉴 줄 모르는 강아지라, 저는 계속 한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합니다.

강아지 줄을 잠깐 풀어주고,

벤치에 살짝 앉아 하늘을 쳐다보니 그렇게 푸를 수가 없었습니다.

바람 때문에 사람들이 적어 적막하기도 했지만, 사이사이 진달래가 수줍은 듯 고개를 떨구고... 철쭉은 몽우리를 막 터트리려는... 아름다움에 겨워 오히려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왜 장 교수님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재작년엔가 교수님이 조선일보에 연재한 영미 산책 중에 한 시를 얼마나 감동적으로 읽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교수님 책도 사서 읽고...

힘든 시간에 그 시를 생각하며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교수님의 투병소식에 힘내시라고 편지도 보내고 싶었읍니다만, 저보다 많은 팬들이 힘을 주실 거라 생각하고 편지를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산에서 아주 순간적으로 교수님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은 이런 행복은 맛보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로써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는데... 갑자기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의 조건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교수님 새책이 나왔다는데 이번 주에 사봐야겠습니다.

장 교수님!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이 소나무들의 향기와 그 사이 파아란 하늘의 싱그러움을 가득히 담아 보내드립니다.

한번 더 크게 숨 쉬시고... 건강하십시오.

교수님은 글 속에 하늘도 바람도 소나무도 다 몰고 다니시니,

교수님은 디바입니다.

디바 장 교수님!

그리고 파이팅...

2006년 4월 16일



“하느님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장영희 교수


See it through   /  Edgar A. Guest

When you’re up against a trouble,

Meet it squarely, face to face;

You may fail, but you may conquer,

See it through!


Even hope may seem but futile,

When with troubles you’re beset,

But remember you are facing

Just what other men have met.


You may fail, but fall still fighting;

Don’t give up, whate’er you do;

Eyes front, head high to the finish.

See it through!


끝까지 해보라! 

네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마주 보고 당당히 맞서라

실패할 수 있지만 승리할 수도 있다.

한번 끝까지 해보라!


네가 근심거리로 가득 차 있을 때

희망조차 소용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네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다른 이들도 모두 겪은 일 일뿐이다.


실패한다면 넘어지면서도 싸워라

무슨 일을 해도 포기하지 말라

마지막까지 눈을 똑바로 뜨고 

머리를 쳐들고 한번 끝까지 해보라!



블로그를 정리하던 중, 예전에 썼던 글을 본다. 결국 장영희 교수께 편지를 보내지는 못했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지만, 환하게 웃으며 삶을 관조하던 모습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던 생각이 난다. 교수님을 추모하며, 그때 쓴 편지를 올린다.

위 시는 장영희 교수님이 번역한 시 중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만년필(萬年筆)을 쓰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