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ra Feb 05. 2024

고양이 철학가


잠이 오지 않아 현관문을 빼꼼히 열어 본다.

까만 하늘의 별마저 삼킨 정원 등만 우두커니 서 있는데,

"안뇽하세요?

 구경하세요 ~ 냐옹"

서로 부대어 안고 있는 삼색이와 솜이,

언제 봐도 처음인 듯 반갑게 응시하고 있다.

"뭐가 필요하세요?"


"그래 ~ 잘 자고 있었구나 ~"

민망함에 조용히 문을 닫는다.

바람이 매서워도 모자가 함께 하는 온기를 막을 순 없나 보다.

오히려 칼바람을 거스르는 온풍이 되어 노래하고 있다.

"하늘이 데려가는 것은 순환의 고리지만 스스로 돌이킬 생각은 하지 마세요~"

하루의 수고를 나누는 깊은 밤, 

마당 안 고양이 모자는

백 마디의 훈계로도 위로로도 모자랄 다정한 눈빛을

함께하는 생명들에게 날려 보낸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매거진의 이전글 핑계 대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