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ra Jan 27. 2024

핑계 대지 마세요!

엄동설한 제라늄꽃


결로가 얼어붙어 문 열기도 힘든

현관 한 귀퉁이,

여름 가을 쉬지 않고 꽃 피우던

노지  제라늄그냥 보내기 아쉬워

분에 담아 들여놓은

무관심 지정석.


삼색이 아침밥 주려 문을 열다 보니

연주황 꽃이 피었다 

옆의 다른 아이도 꽃대를 물고 있었다

수도 없이 들락거렸던 문 귀퉁이에 있었건만

이제서 눈에 들어왔다니...

혹 문틈새로 스며든 찬 공기가 외려 영양분이 된 것일까?

살아야 땅으로 갈 수 있다는 의지가 꽃으로 환생한 것일까?

생명은 계절과 상관없이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을까?

제 생각만으로 사는 인간들에게 다른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


"핑계 대지 마세요!"

엄동설한, 모진 풍파

아무리 덮쳐온다 해도

 피우는 것과상관없음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백산 쑥버무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