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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 Oct 28. 2020

길을 걷다 떠오르는 생각은

매끈한 길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를 발견한 것과 같지

아무 뜻도 없이 던진 네 말에

하루 종일 온갖 문맥상 의미를 뒤적여가며

그나마 위안이 될 한마디를 찾는 것처럼


우린 그렇게 어리석고 쓸데없지


네가 나를 떠난 건

내가 너를 떠난 것과 같은 이유인데

누가 더하고 누가 덜한지 따지는 어리석음이여

내가 맞았고 너는 틀렸다는 쓸데없는 논쟁들이여

넓게 펼쳐진 길바닥에서 현기증을 일으킨 나약함이여


우린 아무렴 같기도 다르기도 한 인간일 뿐


한없이 가엽고

끝없이 가벼우며

영원히 무지할 우리

기억하자


우리는 그렇게 쓸데없이 어리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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