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래서 마주하는 게 싫어
부정적인거
절망적인거
비관적인거
우울한거
슬픈거
정말 마주하기 싫어
더는 나락으로 빠지기 싫어
아니 밑바닥이더라도 지나치고 싶어
진짜 현실을 마주하는 게 싫어
피할 수 없다면 모른 척 할거야
아닌 척 못본 척 그렇게 밀어낼 거야
그래야 살 수 있어
그래야 버틸 수 있어
희극과 비극사이의 나는 늘 그래
아슬아슬 외줄타듯 막다른 길이지만
미소짓는 나와 무표정한 나 사이에서
수많은 빛과 그림자들이 마주치다 사라져
그걸 알아서
그게 너무도 뻔해서
마주하는게 싫고
사실 너무나 두려워
결국 주저않아 울고 있는 날 볼까봐
이 하얀 밑바탕이 채워지는 게
그래서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