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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 Sep 13. 2023

우연히 만나요

우연히 만나요

오래도록 고민하던 그 순간말고

매일 문 열고나가 맞이하는 아침 바람처럼

우리 만나요

십분늦게 일어나 생각지못한 신발을 신고

오늘의 의상과 어울리는지 아무렇지않게 힐끗하며

묵묵히 나의 모습을 비춰주는 가게 유리창과 인사하듯



우연히 만나요

기다리던 계절의 끝에 서서 눈치보지말고

당신의 사진과 문장의 바뀜을 모른 척 하지말고

서로의 표정이 가장 잘 보이는 어느날 어느곳에서

우리 만나요

나를 비추는 오후의 햇살이 한낮의 그림자를 밀어내듯

당신을 향한 서늘한 그리움이 홀로 달빛에 닿아 부서지듯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어느날 습관처럼 와 있는 어느곳에서

우리

우연히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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