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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 Sep 17. 2024

오늘 달

우리는 사실 남이다

가족이란 이름도 피를 나눈 인연도 소용없는

남,  우리는 타인이다

내가 아니면 다 남인데

왜 우리는 그토록 관계에 연연할까

같은 피를 나눈 것은 특별한가

그 특수성을 꼭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가

인간은 어차피 다르다

머리부터발끝까지 제각각인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한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다름이 있듯

인간은 모두 타인이다

가족이란 관계는 시간이 지나 버거워지고

서서히 우리는 정리할 시간을 엿본다

떳떳한 이별의 단계를 세운다

그렇게 우리는 남, 타인이 되어간다


오랜시간 보지못하는 것

오랫동안 연락 한번 없는 것

모든 것이 타인이기에 이상할 리 없는 일상

우리는 사실 남인 것이다

곁에 있으면 답답하고

멀리 있으면 괴로운

마음의 이중성이 한껏 슬픈 오늘이다

공식적인 이별의 이유가 부러워지는 오늘

가족이란 단어가 한없이 서러운 오늘

비공식적인 이별의 모든 타인들에게

보름달은 무심하게도 밝은 빛을 쏘아댄다


빛으로 가득찬 달의 이유로

유난히 오늘

까만 밤은 깊고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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