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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ina Jul 04. 2024

[번외] 배아 이식 전 날, 병원에서 나를 울렸다.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4월에 처음 시험관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7월이 되었다. 


세 달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아 이식의 순간이 다가왔다. 신선이식을 준비할 때는 채취와 동결배아 수에  모든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이식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니 설레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이식 날짜가 잡히고 5일 전부터 나름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우선 내막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매일 스쿼트를 50개씩 했다. 따뜻한 국물 위주의 식사를 하며 대추차와 작약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커피를 사발로 마셨던 나지만 디카페인으로 바꾸고 하루에 한 잔씩만 커피를 마셨다. 


나는 그렇게 나의 작은 배아가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몰두했다. 


동결 이식 전 날 난임 병원에서 문자가 한 통 왔다. 

그 문자에 덤덤했던 내 마음이 크게 요동치면서 눈물이 났다. 



지금까지 난임의 과정을 묵묵히 해내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내원해 주길 바라겠습니다. 



애썼다는 말, 시험관 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버린 나에게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말이다. 


시험관 고차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 세 달 돌이켜 보면, 아니 자연임신을 도전한 지난 1년까지 포함하면 나 정말 고생 많이 했다. 누구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 순간들이 난임 병원 문자 하나에 전부 위로가 되었다. 


저 문자 한 통은 나를 다시 힘나게 만들었다. 

오늘도 마음을 다잡으며 난임이라는 긴 터널의 끝을 향해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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