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대학에서 미술 강의를 듣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 그림 인문학과 서양 미술사 두 개 과목을 듣고 있다. 중앙 제일 앞자리는 '근엄한 검은 가방'과 자리다툼 끝에 포기를 하고 왼쪽 제일 앞자리에 앉고 있다.
북프랑스 미술기행을 다녀오느라 수업을 몇 번 빠졌더니 어느 날부터 내 자리에 낯선 여인이 앉는다. 법적으로 의자 소유권이 내게 있는 게 아니니 내 자리에 왜 앉느냐고 따질 수도 없다. 더구나 여인의 체격도 만만치 않아 물리적 싸움으로도 승산이 없어 보였다. 두 과목의 수업 시간이 세 시간 가까이 되니 선호하는 자리에 앉는 게 수업 효과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오늘은 수업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 왼쪽 제일 앞자리에 느긋하게 앉았다. 이게 뭐라고 성취감이 밀려온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강의실에서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은 내가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