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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 Dec 27. 2019

Lake Louise 들으며 Lake Louise가는길

캐나다 여행 에세이 1. 로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남들이 들으면 '그게 무슨 로망이야?'라고 반문할만한 다소 특이한 로망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레이크 루이스는 그런 곳이었다.


어릴 때 유키 구라모토 피아노 연주곡 'Lake Louise'를 좋아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 곡명이 Lake Louise 인지 조차 몰랐다. 그저 우연히 들은 그 피아노 선율이 너무나 좋았을 뿐.


뉴에이지라는 장르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피아노 선율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았다.

유키 구라모토가 레이크 루이스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명받아 작곡했다는 그 레이크 루이스를 직접 가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 되었다.


그때부터 시간이 날 때면 레이크 루이스를 검색했다.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강과 그 뒤로 빼곡히 들어찬 전나무숲. 그리고 레이크 루이스의 시그니처와 같은 샤토 페어몬트 호텔. 치 밥로스 아저씨의 그림 속 한 장면 같은 그런 곳 같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영상을 보았다.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노란 셔틀버스 안에서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장면.

  

이때 상하지만 특별한 로망이 생겼다.


Lake Louise를 들으며, Lake Louise에 가는 것.

 

로망을 마음속에 담은 지 약 20년이 흐른 2019년 나는 그 로망을 현실로 실현하였다.


2주간의 캐나다 로키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캐나다 로키에는 레이크 루이스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멋진 호수들이 많았다. 모레인 호수, 에메랄드 레이크, 페트리샤 호수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가졌고, 누군가에게 레이크 루이스는 그저 캐나다 로키의 많은 호수들 가운데 하나로만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레이크 루이스는 특별했고,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차 안에서, 또 레이크 루이스를 바라보며 들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Lake Louise는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삶이란 때론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이지만 나만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특별한 일이 되는 것.


그만큼 내 삶도 특별해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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