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35

"서른다섯째 날"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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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작일을 앞두고 정말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설치되어야 할 기구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리를 찾아가고, 하나하나 그 진행사항들을 열거하기에는 아마도 글이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보통 낮부터 밤 10시 정도까지 작업을 하다가 이 연작글로 하루를 마감한다. 하루를 돌아보면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모여 노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굵직한 것들이 되어 있는 동시에, 그럼에도 무엇인가 결정적인 것이 되어 있지 않은 것도 같아서 계속 할 것들이 눈에 띈다.


돌아보면 인생은 다 이런 식으로 흘러온 것만 같다.


최종적으로 수렴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무엇인가 결정적인 것, 지금까지 한 것들을 다 뒤집어서라도 꼭 찾아 이루고 싶은 그 어떤 것, 그것은 사람의 행복이다.


정말로 아름다운 것은 실용적이고 편리하며,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것이다.


부엌에서 컵과 식기들을 들고 이동해 라면조리기와 커피머신, 탄산수제조기, 각종시럽들이 놓인 선반 등을 경유해 무사히 만화책과 함께 자리에 안착하기까지, 어떻게 하면 이곳을 찾아오신 분들이 가장 힘들이지 않고 최대치로 이 공간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지를 계속 시뮬레이션하며 가구의 배치들을 바꾸어본다.


평상까지 가다가 미아가 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공간에는 안락한 1인 쇼파들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칠 타이밍에 바로 쓰러지면 정확하게 쇼파 위로 낙하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들고와 작업할 이들을 위해서는 아주 넓고 멋스러운 고재 테이블을 준비했다. 노트북 충전기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휴대폰도 하나씩 다 충전가능하도록 콘센트도 많고 멀티탭도 많다. 참, 커플들을 위한 흔들의자도 있다.


사람, 사람, 사람, 사람을 떠올리면 할 것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아주 많이 주고 싶다.


나에게는 사람이 먼저인 적이 없다. 사람은 언제나 가장 마지막의 것이었다. 레드카펫 위에 등장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최후의 주역이며, 한여름밤의 꿈의 피날레다.


인생이 꿈과 같다면, 좋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


흔히 하는 얘기로는, 심리상담은 나쁜 꿈 대신에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며, 깨달음의 공부는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도록 도와준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 둘은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갖는 것이 아니다. 말로 묘사된 것보다 실제는 훨씬 일치한다.


좋은 꿈이란 사람이 있는 꿈이며, 꿈에서 깨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만을 향해 가면 어느 인생이든 잘못되는 법이 없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에서 배우는 모든 내용은 언제나 단 하나일 뿐이다.


사람이 정말로 가장 귀한 것이다.


삶은 오직 그 사실만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한여름밤에 사람이 팔을 베고 살포시 잠드는 것은 사람의 꿈을 꾸기 위함이리라.


그런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공간이 되어가고 싶다고 나는 서른다섯째 날에 생각했다.


옛날 어느 선량한 이가 사람만을 생각하며 걸었던 40일의 시간을 우리도 채우자고 의도한 것은 아니나, 어느덧 35일이 경과했다. 어떻든 우리도 이제 피날레에 돌입한 것이다. 드디어 꿈은 완성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잠들기에 좋은 자세와 잠자리를 고르고 있었던 것이고,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좋은 꿈을 당신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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