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41

"마흔한째 날"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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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문가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배웠다.


나무 설치에 도움받기 위해 초빙한 설비 사장님이 작업을 마치셨을 때 우리는 그 자리에서 기립박수를 했다.


단지 그 기술이 탁월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와 정확하게 같은 그림을 보며 비전을 공유해주셨고, 그러한 결과물로 우리를 함께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착각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동드릴로 커다란 나무둥치에 피스를 몇 개 박아줄 기능인력이라고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 우리는 그 시야와 발걸음을 잠시 함께 엮어줄 안내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나무가 완성되어 행복했는가? 아니 그 이전에 사장님과 함께 작업하는 일이 즐거웠다.


나는 배운 것이다.


전문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특수한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는 이가 아니라, 행복한 시간을 함께 나누는 이다.


나는 상담에 대해서도 다시 떠올려본다.


상담자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모든 전문가는 행복의 서비스맨이 아니다. 곤란하고 어려워서 도움이 필요한 시간에 함께하기 위해 찾아와 그 시간을 함께함의 행복으로 안내하는 존재들이다. 곧, 모든 전문가들은 다 함께함의 전문가들이다.


고도의 전문가들이 우주 끝으로, 또 깊은 바닷속으로 향하는 이유는, 거기에도 함께함을 청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란듯이 의연하게 찾아와, 사람 옆에는 늘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오랜 약속을 그 몸으로 증거하며 정말로 아무 일도 아니니 걱정말라는 듯이 경쾌히 떠나가는 것이 전문가의 뒷모습이었다.


내가 사람일 때 나는 도움받을 수 있고, 또 내가 도울 수도 있다.


역으로 말하면, 도움을 부탁할 수 있는 것이 인간조건이다. 도와달라는 말만 잘하기만 해도 우리는 인간성을 잃지 않으며 건강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늘 설치한 나무가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어떠한 기상을 내뿜고 있는데 그것은 위압적이지 않다. 오히려 감싸안아주듯이 포근한 느낌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함께할 것이라며 그 자리에 서있는 전문가의 기상이다. 이 공간을 만들어주신 인테리어 형님이나, 목수반장님, 또 오늘의 설비 사장님을 닮았다. 듬직하며, 그 듬직함이 절대적으로 사람을 위해 쓰이고 있는 그러한 듬직함이다.


어느 쪽에서 보아도 좋은 그 느낌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존재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힘이 된다.


전문가라는 것은 분명 이러한 것이리라.


마흔한째 날, 삶은 또 지금 배워야 할 것을 정확하게 가르쳐주고 있던 전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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