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마음은 마을에 산다
세계 밖에는 마음이 없다.
마음이 세계를 만든 것은 네가 살 곳을 위해서다.
그곳에서 너와 함께 살고 싶어서다.
그래서 마음은 마을에 산다.
네가 있는 이 거리에, 이 풍경 속에, 네가 사는 마을에 산다.
인사를 건넬 분들이 많아져 나는 요즘 행복하다. 나는 레비나스의 말이 어떤 뜻인지 대단히 잘 알게 되었다.
"내가 당신을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말할 때 나는 당신을 아는 것보다 먼저 당신을 축복하고 있던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나날들에 마음쓰고 있던 것입니다. 나는 단순한 인식을 초월한 곳에서 당신의 인생 안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또 나에게는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이 어느 때보다 더 선명하게 와닿는다.
가방을 메고 나른한 꿈길처럼 퇴근하는 직장인들,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동네삼촌들, 저녁거리에 손잡은 그림자가 하나로 겹쳐지는 가족들, 인사가 오가는 그 풍경들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향해 가끔 나는 나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보게 된다. 아무도 안볼 때면 "사랑해요."라고 그렇게도 한번 써보게 된다.
나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살려고 태어난 것이다.
너의 뒷모습이 사라져가는 이 길의 어느 끝까지도, 이 삶의 마지막까지도, 네가 행복하기만을 소망하고자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마음은 마을에 살며, 나는 마음을 산다.
네가 있는 마을에 살며, 너를 향한 마음을 산다.
네가 보고 싶은 그 마음 하나로 이곳에 왔다.
그래서 세계 밖에는 마음이 없다.
너를 만나러 세계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너를 향한 그 마음 하나로 꽉 채워진 것을 우리는 세계라고 부른다. 또 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네가 사는 모습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기적같은 기회를 얻은 곳이다.
그렇게 나는 마을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