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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닫는마음씨 Mar 01. 2024

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2nd #2

"둘째 날"




  공간을 이루는 색은 크림색, 고동색, 연두색, 분홍색으로 선택했다.


  소박하고 섬세하며 따스한 색조다.


  중앙의 창문은 나무로 틀을 짜 위로 올리는 들창으로 만들 것이며, 창문을 중심으로 내부와 외부의 양쪽에서 서로 마주보며 앉을 수 있는 자리를 구성할 것이다.


  언뜻 화과자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공간의 주기능은 상담과 강의다. 그러나 화과자집처럼 보이는 일은 왠지 환영한다.


  이 공간에서는 그런 상담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박하고 섬세하며 따스한.


  그래서 진솔하게 내담자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공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마음은 둘째 날 나에게 그런 것을 배우게 했다.


  이 공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감수성과, 이 공간에서 이루어질 상담활동에 필요한 감수성은 정확히 똑같았다. 조금 더 소박하고, 조금 더 섬세하며, 조금 더 따스하게.


  그때서야 공간은 자신을 열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내담자도 아마 그러할 것이다.


  작은 것은 결코 작기만 하지 않았고 그 안에는 언제나 거대한 창공을 담고 있었다. 작은 화과자 안에 우주를 담아내듯이.


  어떻든 이곳에서 보이는 하늘과만 같으면 좋을 것이다. 조금 추웠지만 분명 맑았던 둘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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