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앞의 달마"
달마는 벽을 보며
수행하던 것이 아니다
벽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있던 것이다
나도 사라지고
너도 사라지고
벽도 기어이 사라질 것이니
너도 사라진 자리에서
벽도 사라지면
우리가 다시 또,
어쩌면 처음으로
만나게 될 날도 있겠지
있었으면 좋겠다
사라질 것들은
꼭 만나게 된다고
달마는
이제 곧 만날 것들과
대화하고 있던 것이다
깨달음의 현실을 발견하고는 7마리 고양이들과 그리로 이사한 뒤, 같이 놀 동네주민들을 늘리고자 어떻게든 말도 하고 글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