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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들의 노래 #11

"사랑의 숙명"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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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고양이든 같다


다 사라질 것이다


다 사라질 것이라서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


더 좋은 것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다 자책에 파묻힌다


사랑하는 것에게

뭐가 가장 좋을지를

고민하고


그걸 주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사랑이라고 알아왔어서


늘 사랑의 실패자였다


그러다가 배우게 된다


사라짐을 기억하면

배움이 밀려온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같다


맛있는 음식도

포근한 잠자리도

재미있는 장난감도 아닌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당신이라고


그 말을 가슴속에서

숙명처럼 듣게 된다


다 필요없고

나만 있으면 되는 거였구나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는

나만 있으면 되는 거였다는

숙명이 밀려온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나였다는 걸


그걸 눈치채는 일은

사랑


사랑

사랑


사라질 모든 것에게

사랑은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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