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의 노래 #17

"신이 미소짓고 계실 때"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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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안에서

신이 미소짓고 계실 때

인간에게는

아무 걱정이 없었다


언제인가 문득

신이 사라졌던 그 날

인간에게는

모든 걱정이 생겼다


걱정들 때문에 힘들어

울고 소리지르고

화내며 인간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훌쩍거림이 잦아들고

눈물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씻으려고 찾은

연못가에서


인간은 또 한 번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자신의 몰골이

너무나 웃겼어서

묘하게 사랑스럽고

티없이 애틋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미소가

지어지고야 말았다


연못에는 그렇게

인간이 다시 찾고야 만

신의 미소가

고요히 비치고 있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버린 것이 아니라

더 사랑했던 것이다


걱정이 다 씻긴

환한 그 얼굴 앞에서

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신은 이제

인간의 앞에서

미소짓고 계시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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