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플레이어"
"OO야~ 놀~자~"
오늘날에는 집앞에서 들려오던 이 목소리가 사라졌다.
대신에 DM을 보내든가 카톡을 한다.
그래서 이렇게 재미가 없는가.
다들 자기가 얼마나 주인공인지를 가상공간에 장문의 고백으로 써댈 뿐, 주인공을 기쁘게 모셔 청하는 구지가를 부르지 않는다.
짜잔, 하며 기다리던 모두의 귓가에 자동으로 재생되던 효과음과 함께, 슈퍼히어로 랜딩보다 더 멋진 함박웃음으로 달려나오던 우리 자신의 모습이 실종되었지 않는가.
우리를 주인공으로 불러 청하던 그 놀이의 노래를 잃어, 우리가 이렇게 사는 일이 재미가 없는 것인가.
주인공을 잃은 삶이란, 변명으로만 남은 옹졸한 고백. 나는 그런 것은 싫다.
..
라이프플레이어(life-player), 우리는 원래 그것이었을텐데.
삶을 노는 자라면 삶의 주인공이 원래 맞다.
서로들 그 사실을 잊지 말자고 집앞에서 그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누가 뭐래도 너는 네 삶의 당당한 주인공이라고.
네 삶이 그렇게 임명했다고.
자신을 마음껏 놀아줄 최고의 주인공으로서.
..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사람들과 놀 수 있다면 그것은 최상의 삶이 아니겠는가?
삶의 주인공인 라이프플레이어만이 이 최상의 삶을 산다.
가장 멋진 순간은 그러나 아직도 오지 않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저 문을 열고 달려나올 라이프플레이어는 드디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친구들아!"
이런 미친. 나는 이런 것이 정말 좋다.
..
최애의 삶.
우리는 그것을 보았다.
무엇을 해도 즐거울 것이다. 네가 함께 있으니까.
만약 더는 함께이지 못하더라도, 나는 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문을 열 수 있을테니까.
나를 보고 환호해줄 너의 얼굴을 그리며───
..
그렇게 가장 좋아하는 일만을 하고 평생을 산다.
너를 만나러 간다.
나는 라이프플레이어다.